[정준성 여민동락(357)] 복(伏)날 민어(民魚)

Preparing the 中文 translation… (한국어 원문 표시 중)
정준성 주필

민어(民魚)를 부르는 별칭은 많다.

그만큼 예부터 우리 국민이 즐겨 먹었다는 반증이다.

서울 인천 등 기호지방에선 크기에 따라 달리 불렀다.

두 뼘 정도인 것은 ‘보글치’, 세 뼘 내외인 것은 ‘어스래기’, 그보다 큰 것은 ‘상민어’, 그리고 네 뼘이 넘어야 민어라 했다.

물론 어물장수들 사이에 통용되던 이름이다.

옛 문헌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여럿 이름으로 기록돼 있다.

면어(鮸魚), 표어(鰾魚)가 대표적이고, 민어새끼는 암치어(岩峙魚)로 적혀 있다.

전어지(佃漁志)에는 백성 민(民)이 아닌 민어(鰵魚)로 기록돼 있다.

전라도에서는 지금도 민어 중 가장 큰 것을 ‘개우치’라 부른다.

법성포에서는 길이 30cm내외인 것을 ‘홍치’라 한다.

완도에서는 작은 민어를 ‘불둥거리’라 칭한다.

뿐만 아니라 민어에 관한 기록은 고문헌 곳곳에 등장한다.

허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는 백성의 수만큼이나 흔해서 민어라고 부른다고 적혀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나온다.

백성들이 즐겨 먹어 민어(民魚)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이름처럼 ‘국민 생선'인 민어는 한여름 최고의 '보양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민어탕'은 복달임 음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복더위에는 민어탕이 일품,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이 삼품"이라는 속담도 있다.

또 ‘양반은 삼복에 민어를 먹고 평민들은 구탕(狗湯)을 먹는다고 하며 오뉴월 여름의 고급 음식중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맛 있는건 탕과 회 뿐만이 아니다.

미식가들은 쫄깃하고 기름진 뱃살과 꼬리살, 지느러미살을 먼저 먹는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쳤다가 찬물에 헹군 껍질을 참기름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별미다.

구이, 전, 아가미무침, 뼈다짐 등 못 먹는 게 없다. 알마저 생선 알중 최고로 친다.

민어의 가치를 정한다는 부레는 더욱 별미다.

실제 민어가격이 10원이면 부레 값이 4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미식가들의 침샘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더위에 쇠뿔도 꼬부라든다’는 삼복중 오늘이 중복이다.

부레를 곁들인 민어회 한 접시에다 얼큰 민어탕으로 더위를 이겨봄도 좋을듯 싶다.

정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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