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화성연구회 ‘우리 소리의 진수’ 특강..내가 ‘국악 문맹’임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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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화성연구회와 정조인문예술재단이 마련한 국악강좌 ‘우리 소리의 진수를 찾아’ 1강에서 강연하는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화성연구회와 정조인문예술재단이 마련한 국악강좌 ‘우리 소리의 진수를 찾아’ 1강에서 강연하는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내가 가입한 단체는 몇 군데 되지 않는다. 문학모임 두어 군데와 화성연구회, 그리고 회비만 내는 사회단체 몇 군데가 있을 뿐이다.

그 가운데 내가 가장 사랑하는 단체는 내년에 창립 30년을 맞는 사단법인 화성연구회다. 화성연구회는 화성과 성곽에 대한 연구와 홍보,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나는 1997년 ‘화성사랑모임’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화성연구회의 창립멤버다. 그러니까 30년 가까이 이 모임에 몸을 담았다는 말이다.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해인 1997년 12월, 평소에 화성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이들이 모여 화성을 돌며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열정에 공감해 참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2001년 5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화성연구회는 현재 190여명의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화성을 축성한 정조대왕과 채제공, 조심태, 정약용과 축성공사에 참여한 장인과 백성들을 기리며 화성을 보존하고 연구한다.

화성연구회는 화성을 제대로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매년 화성 바로알기 강좌인 ‘정조시대의 사람들’ ‘다시 읽는 조선의 진경’ ‘수원학 강의’ 등 특강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지금도 ‘우리 소리의 진수’ 특강이 열리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7월 11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강좌는 화성연구회와 정조인문예술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매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조선시대의 음악여행’(13일,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 ‘한국의 판소리’(16일, 김수미 경북대 강사) 등 2강이 진행됐는데 청중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앞으로 △3강 ‘가곡·가사·시조-정가(正歌)의 삼색 매력에 빠지다’(23일 오후 6시, 문현 한국학중앙연구원), △4강 ‘대한제국 최고의 히트송-잡가(雜歌)’(30일 오후 6시, 송은주 한국음악박사), △5강 ‘가장 오래된 위로, 굿-서울굿의 소리와 재담으로 푸는 마음의 매듭’(7월 7일 오후 6시, 최수정 동국대 대우교수), △6강 ‘곡선과 회전의 경기소리, 그리고 아리랑’(11일 오후 3시30분, 강효주 이화여대 교수) 등이 남아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분들의 참석을 바란다.

1998년 당시 권영빈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자신의 역사 칼럼 ‘역사문맹이 늘고 있다’를 통해 이렇게 한탄했다.

‘국악이나 국사는 민족의 혼과 정신을 담고 있는 똑같은 국학이다. 국사가 경시됐다면 국악은 천시 대상이었다. 국악인들의 피나는 해외활동으로 외국에서 국악이 각광받으면서 제 나라 음악이 역수입된 꼴이다. 운동권 학생들의 동아리 모임이 없었다면 국악 대중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그러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체계적인 국악교육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나를 제대로 알기 위해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나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그리고 두 번 진행된 ‘우리 소리의 진수를 찾아서’ 강좌를 들으면서 나의 국악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 깊은 자괴(自愧)를 느꼈다. 아울러 반성 했다.

첫 번째 강좌를 맡은 송지원 소장은 FM99.1 국악방송 ‘송지원의 국악 산책’을 오랫동안 진행해 온 국악 전문가로 ‘음악여행-떠나기’, ‘음악가의 음악여행’, ‘음악의 음악여행’, ‘노래 속 음악여행’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조선시대 음악을 소개했다.

그의 강연 중에 언급되는 ‘안민영’, ‘이동백’ ‘송만갑’ 등 명창들의 이름과 ‘영산회상’ ‘가곡원류’ 등은 예전에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으나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 들은 이동백의 ‘새타령’은 소름이 돋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박성환 중고제판소리진흥원 대표는 10년 전 대전일보에 이런 글을 썼다.

‘유성기 음반을 통해 복각된 이동백의 새타령을 들어보면 첫 마디부터 귀에 쏙 파고들어 꼼짝 못하고 끝까지 듣게 만드는 강렬한 맛이 있다. 우렁차고 멋스러운 수리양성의 목소리에 높고 낮고 탁하고 맑은 음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그의 소리는 평범하고 무심한 듯 시작하다가 점점 뻐꾸기가 울면 뻐꾸기 소리로 꾀꼬리가 울면 꾀꼬리 소리로 절묘한 성음을 내기 시작해 종국에는 가히 신묘한 경지를 펼쳐 보인다.’

이 ‘신묘한 경지’에 도달한 이동백의 ‘새타령’을 나는 왜 이제야 듣게 된 것일까?

한마디로 무식(無識) 무지(無知)한 탓이다. 거기다 더해 국악이 따분하다는 그릇된 편견도 작용했을 것이다.

송 소장은 “시창(詩唱)과 가곡(歌曲), 시조(時調)는 듣는 것만으로도 품격 있는 여행을 다녀온 듯한 넉넉한 정서를 안겨준다”고 했다.

국악은 사람과 지역, 문학과 풍류를 잇는 문화적 통로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명색이 시인이라는 사람이, 평생 언론에 종사하면서 밥벌이를 해 온 내가 이렇게 ‘국악 문맹’이었다니...

앞으로 남은 4강도 착실히 들으면서 반성할 것이다. 더불어 반성하실 분들도 오시길 바란다.

김우영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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