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첫 현역 장관’ 20일 만에 무산…민주당 ‘적격’ 채택 이틀 만에 김승원 사퇴
수원에서 나고 자란 현역 국회의원의 첫 국무위원 입각으로 지역사회의 기대를 모았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0일 만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김 후보자는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대통령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자신으로 인한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각종 논란과 역량, 국민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보고서까지 채택된 후보자의 임명을 즉각 결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거취가 불투명해졌고, 김 후보자는 하루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려던 걸음을 여기서 멈춘다”고 말했다.
배우자와 가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이번 일로 상처받으셨을 장애인과 가족들, 돌봄 현장에서 헌신해 온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직을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의 사퇴로 불과 이틀 전 그를 ‘적격’으로 판단한 더불어민주당의 검증과 정무적 판단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불가피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 주도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보고서 채택 하루 뒤 대통령이 임명을 유보했고, 다시 하루 만에 후보자가 물러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사퇴에 대해 “고뇌에 찬 결정을 존중한다”며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사퇴만으로 인사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충격과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는 1969년 수원에서 태어나 파장초와 수원북중, 수성고를 졸업하고 수원지법 판사를 거쳐 2020년 자신이 성장한 장안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재선 이후에는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과 국회 법사위 간사를 맡으며 수원을 기반으로 중앙정치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때문에 지난달 30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만 해도 지역사회의 기대는 컸다. 수원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나온 현역 지역구 의원이 국무위원에 오르는 첫 사례이자,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2005년 현역 의원으로 교육부총리에 입각한 이후 20여년 만의 수원 현역 의원 입각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사검증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과정의 민원 전달 문제부터 배우자가 몸담았던 사회적협동조합의 수원시 발달장애인 서비스 제공기관 선정 과정까지 김 후보자와 수원을 연결고리로 한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일부 사안은 수원시 행정과 지역 복지 현장까지 검증 대상으로 번지면서 지역사회가 받아든 충격도 적지 않았다.
지역에서는 수원군공항 이전과 경제자유구역 추진, 광역교통망 구축 등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절실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김 후보자의 입각이 수원의 숙원사업들에 대한 국가적 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명 20일 만에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이 같은 기대는 결국 현실화하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현역 국회의원 신분은 그대로 유지한다.
그는 이날 “미완의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위해 일하며 국민주권정부의 일원으로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뒤에는 대통령실과의 사전 교감 여부 등에 답하지 않은 채 “대통령님께 누가 되는 것이 가장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