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89.09.30.창간 37주년

여야, 청문회 놓고 '추석 밥상 민심' 주도권 싸움

15~16일 장관 후보자 5명 ‘청문회 슈퍼위크’김승원으로 시작해 용혜인으로 마무리할 듯與 의제전환 vs 野 장기전…추석 민심 셈법
8·30 개각 인사청문회 대상자. 윗줄 왼쪽부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아랫줄 왼쪽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 제공)
8·30 개각 인사청문회 대상자. 윗줄 왼쪽부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아랫줄 왼쪽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 제공)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추석 밥상 민심’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8·30 개각에 따른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5명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15일에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동시에 검증대에 오른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다.

추석 연휴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이른바 ‘청문회 슈퍼위크’가 펼쳐지는 셈이다.

여야의 신경전도 이미 시작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의결했지만 증인·참고인 채택을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을 검증해야 한다며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 명단을 더불어민주당에 전달했다. 민주당은 이미 수사가 종결된 사안 등을 다시 문제 삼는 것이라며 맞섰다. 여야 간사는 증인 채택을 놓고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야당의 공세가 집중되는 후보자는 김 후보자와 용 후보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신약 관련 의혹을 비롯해 가족 관련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용 후보자를 향해서는 장관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겸직 문제,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각종 논란 등을 제기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용 후보자의 경우 아직 청문회 날짜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16~18일 중 청문회를 열어 늦어도 18일까지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모두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우리는 16~18일 정도에 하면 좋다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국민의힘에서 계속 뒤로 미뤄야 한다고 해서 협상이 좀 부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21일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인사청문 개최 시한인 22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청문회를 추석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장기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성평등가족위 간사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청문회 일정을 늦추는 데 대해 “추석 밥상에 올려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정을 잘 안 잡아주고 뒤로 계속 미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용 후보자를 검증하는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김정재 의원이 맡고 있다.

결국 여야가 다투는 사흘의 차이에는 추석 민심을 둘러싼 정치적 셈법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추석 연휴는 오는 24일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의 요구대로 18일 용 후보자를 끝으로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모두 종료되면 추석 연휴까지 닷새의 시간이 생긴다. 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정리하는 한편 민생·경제 등 다른 의제로 정국의 초점을 옮길 시간도 벌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 주장대로 용 후보자의 청문회가 21일 열리면 불과 이틀 뒤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청문회에서 새로운 의혹이나 논란이 불거질 경우 후속 공방이 추석 연휴까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청문회 이후 대통령의 임명 여부도 변수다. 장관은 국회의 임명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아 청문 절차를 마친 뒤 후보자별로 임명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면 대통령의 임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18일까지 청문회가 모두 끝날 경우 여권은 추석 전 후보자들의 거취를 포함한 인사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마지막 청문회가 21일까지 이어지면 용 후보자의 청문 결과와 임명 여부 자체가 추석 직전까지 정치권의 쟁점으로 계속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청문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해 추석 전 다른 의제로 전환하려는 반면, 국민의힘은 논란이 큰 후보자들에게 화력을 집중해 인사 검증 정국을 추석 직전까지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18일 용 후보자 청문회 개최에 합의할 경우 청문회를 하루 더 진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청문회 슈퍼위크’의 승부는 김 후보자로 시작해 용 후보자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청문 정국을 일찌감치 털고 다른 의제로 추석 밥상을 채우려는 여당과 인사 논란을 추석 직전까지 이어가려는 야당의 민심 샅바싸움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원일보에 제보하세요여러분의 제보가 기사가 됩니다 · 신원은 끝까지 보호됩니다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