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89.09.30.창간 37주년

“자녀 버린 부모, 유류분도 못 받는다”…상속권 상실 청구, 9월 16일이 고비 [생활법률S]

올해 1월 시행 민법 1004조의2,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 상속에 적용대법 “헌재 결정 당시 진행 중 소송에도 적용”…기존 분쟁 당사자는 이달 16일까지 청구해야
상속권 상실 제도 일러스트 (그래픽=뉴스S·수원일보)
상속권 상실 제도 일러스트 (그래픽=뉴스S·수원일보)

어릴 때 자녀를 버리고 떠난 부모가 자녀 사망 후 나타나 상속분을 요구하는 분쟁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런 부모의 상속권을 유류분까지 박탈할 수 있는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의 첫 고비가 다가오고 있다. 개정 민법 시행 전부터 상속 분쟁을 겪어 온 당사자는 오는 16일까지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이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종전 민법은 상속 결격 사유를 좁게 정해, 수십 년간 연락을 끊은 가족도 상속분과 유류분을 보장받는 문제가 있었다. 2019년 가수 구하라 씨 사망 후 20여 년 만에 나타난 친모가 상속분을 주장하면서 공분이 일었고,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패륜 상속인의 유류분 상실 사유를 두지 않은 민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신설된 민법 제1004조의2, 이른바 ‘구하라법’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개정 민법 제1004조의2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학대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상속권을 상실하면 상속분은 물론 유류분도 함께 잃게 되므로, 유류분반환소송으로도 최소한의 몫을 주장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 상속분도 유류분도 모두 잃는다
일찍 세상을 떠난 B씨의 유족 사례가 그렇다. B씨를 홀로 키운 것은 아버지였고, 친모는 20여 년 전 집을 떠난 뒤 양육비 한 번 보낸 적이 없었다. 그런데 B씨가 사고로 사망하자 친모가 나타나 법정상속분을 요구했다. 종전 법대로라면 친모도 상속인 지위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아버지와 다른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친모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 다툴 길이 열렸다.

새 제도는 헌재 결정일인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 적용된다. 자동으로 상속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피상속인의 유언 또는 공동상속인 등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이 선고해야 효력이 생긴다. 상속권 상실이 선고된 상속인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지위가 돼 상속분과 유류분을 모두 잃으며, 개정법은 상속권을 상실한 사람의 배우자가 대신 상속받는 대습상속도 제한했다.

◇ 기존 분쟁 당사자는 9월 16일까지
주목할 것은 시한이다. 대법원은 지난 6월 25일, 헌재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유류분 소송에도 개정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개정법 시행 전에 상속권 상실 사유를 알게 된 공동상속인은 9월 16일까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분쟁 당사자에게 주어진 사실상의 마지막 기한이다.

관건은 입증이다. 부양의무 위반이 ‘중대한’ 수준이었다는 점은 청구하는 쪽이 입증해야 하므로, 양육비 미지급 내역, 연락 두절 기간, 가족관계 기록, 주변인 진술 등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선고가 있기 전까지는 상대방의 상속인 지위가 유지되는 만큼, 그 사이 상속재산이 처분되지 않도록 보전 조치를 함께 검토할 필요도 있다.

엄 변호사는 “상속권 상실 제도가 시행되면서 유류분 분쟁의 양상도 상속인 자격 자체를 다투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며 “패륜 상속인을 상대로는 상속권 상실 청구를 먼저 검토하고, 부양 방기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서둘러 확보한 뒤 유류분·상속재산 분할 분쟁과 묶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헌재는 2024년 결정에서 형제자매의 유류분(옛 민법 1112조 4호)에 대해 단순 위헌을 선고해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었고, 고인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의 기여분을 유류분에 반영하지 않던 조항도 헌법불합치 판단을 받았다. 1977년 도입된 유류분 제도가 50년 만에 전면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수원일보에 제보하세요여러분의 제보가 기사가 됩니다 · 신원은 끝까지 보호됩니다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