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프랑스 국빈 방문 중 동포 간담…“재외공관, K-문화 확산 전진기지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의 한 호텔에서 프랑스한인회를 비롯해 문화·예술·교육계 인사, 입양동포단체 등 현지 교민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이 파리 현지 동포들과 만난 자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각계 교민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현지 교민들의 이야기를 한마디라도 더 청취하기 위해 준비된 발언을 축소하고 교민들의 목소리를 추가로 경청하는 등 스킨십 행보를 펼쳤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제안이 이어지는 동안 수첩에 내용을 일일이 적으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 참석한 한 동포는 “대통령이 건의 사항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필기하며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여러 방면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현지에서 체감하고 있었는데, 동포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어 자랑스럽고 향후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확대된 발언 기회를 통해 마이크를 잡은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거문고 연주자 이정주 씨(낭트 ‘한국의 봄’ 축제 대표)는 프랑스 현지 예술인 지원 제도(Intermittent du spectacle)에 선정되어 전문 음악가로 활동하며, 낭트에서 13년째 한국문화축제를 이끌어온 경험을 전했다. 이 씨는 “해외 현지에 정착해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네트워크를 대한민국의 중요한 문화외교 자산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정책적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진행된 교민 발언에서도 다양한 제언이 잇따랐다. 이소라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현지 미식 업계 내 K-푸드의 높은 인기를 전하며 젊은 창작자들의 공식 행사 참여 확대를 제안했고, 김혜경 엑스마르세유대 교수는 현지의 뜨거운 한국어 교육 열기를 증언했다. 이재동 ‘한국의 뿌리협회’ 회장은 정부의 헤이그국제입양협약 비준 및 불법입양 관련 조치에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 달라진 국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산업은 물론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주재한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을 언급, 높아진 K-문화의 위상을 상기시켰다.
이어 정상외교가 가져다주는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개방형 통상국가인 대한민국에 정상 간 만남은 무역과 투자, 경제·안보 협력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실제로 방문한 국가들과의 수출과 민간 교류가 늘어나는 등 구체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기 초 순방 일정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의 임기는 명확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결국은 빨리 시작해야 그 효과를 오랫동안 누릴 수가 있다”며 “임기 후반에 가서 아무리 좋은 관계를 맺어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사회 변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의 역사적 경험을 예로 들며 “에너지가 넘칠 때는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동의 하에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우리가 가야 될 바람직한 방향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앞으로 재외공관이 기업들의 해외 진출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확산하는 전진기지가 되어야 한다”며 한글학교 지원, 복수국적 연령 하향, 재외국민 투표 편의성 등 동포사회의 현안을 세심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박지윤 악장을 비롯한 현지 정상급 교민 음악가들이 모차르트 현악 4중주를 연주해 한·프랑스 문화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