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줄의 금속현에 담긴 평화와 경계 넘기…량성희 소해금 독주회 ‘잇고, 있고’
남과 북, 해외의 경계를 음악으로 허무는 무대가 관객을 찾는다. 경기아트센터(사장 김상회)는 다음 달 13일 오후 7시 30분 소극장에서 량성희 소해금 평화콘서트 ‘잇고, 있고’를 개최한다.
‘접경지역에서 평화지역으로’를 부제로 내건 이번 공연은 재일조선인 3세 연주자 량성희가 북한의 개량 악기 ‘소해금’을 통해 북녘의 가극·기악곡부터 서양 클래식까지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이는 자리다. 경기도가 후원하고 ㈜하나아트컴퍼니가 주관한다.
'북한판 바이올린' 소해금의 매혹적인 선율
소해금은 전통 해금의 명주실 두 줄 대신 네 줄의 금속 현을 얹고, 활을 현 사이에 끼우지 않고 위에 대어 연주하는 북한의 대표적인 개량 악기다. 전통 해금의 독특한 음색에 바이올린의 풍부한 표현력을 더해 우아하면서도 절절한 감정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국경과 시련을 넘어선 연주자, 량성희의 음악 세계
무대에 오르는 소해금 연주자 량성희는 일본 오카야마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3세다. 오사카 조선학교에서 음악을 접한 뒤, 평양통신제도 교육과정을 거쳐 김원균명칭평양음악대학을 졸업했다. 북한의 유일한 국립해외예술단인 금강산가극단 민족관현악단 악장을 역임했으며, 소해금의 명인에게 사사 받았다.
특히 그는 2016년 북한의 주요 예술가 경연대회인 ‘2.16예술상’ 민족현악기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현존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인정받았다. 평양대극장 광명성절 경축 공연, 피바다가극단 관현악단 및 도쿄시티필하모닉관현악단과의 협연 등 화려한 무대 경력을 자랑한다.
개인적인 삶의 궤적 또한 깊은 울림을 준다. 제주 4·3 사건 희생자 유가족이기도 한 그는 지난 4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주 4·3 추념식에서 초청 연주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이후, 음악을 통해 역사적 상처를 어루만지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녘의 가극부터 서양 클래식, 그리고 초연곡까지
이번 공연은 총 4부로 나뉘어 다채로운 음악적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1부(북녘의 서정)에서는 북한 가극에 등장하는 애절한 곡조의 ‘울지 말아 을남아’, ‘리별의 시각은 다가오는데’와 함께 망향의 슬픔을 담은 ‘사향가’를 들려준다.
2부(서양음악을 품다)에서는 포레의 ‘꿈을 꾼 후에’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을 소해금의 독창적인 음색으로 재해석해 악기의 무한한 확장성을 증명한다.
이어지는 3부(북한 기악의 진수)에서는 ‘내 사랑하는 꽃’, ‘회양 닐리리’, ‘종다리’를 통해 북한 기악음악 특유의 경쾌하고 화려한 기교를 선보인다.
마지막 4부(역사를 기억하다)에서는 문익환 목사 헌정곡 ‘그대 오르는 언덕’을 소해금 초연으로 선보이며, 여순사건 추모곡 ‘라그리마(눈물)’를 통해 예술을 통한 치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피아니스트 이유정·해설가 이철주의 완벽한 시너지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력파 예술가들도 힘을 보탠다.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에서 연주학 박사를 취득한 피아니스트 이유정은 소해금 반주를 맡는 동시에, 북한 피아노 독주곡 ‘불꽃 튀는 일터’와 ‘북춤’을 국내 초연해 북한 피아니즘의 진수를 선보인다.
또한 2000년 평양국제음악회를 시작으로 남북 예술 교류의 길을 넓혀온 문화기획자 이철주가 해설을 맡는다. 그는 북한이 1950년대부터 다듬어온 ‘우리식 고전음악(Choson Classic)’의 이론적 배경과 작품 세계를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서로 다른 역사와 지역 속에서 이어져 온 음악을 통해 상호 이해를 넓히는 소중한 자리”라며 “평화 통일 캠페인의 일환으로 관람료를 전석 1만 원으로 책정해 문턱을 낮췄다”고 전했다.
관람 연령은 12세 이상이며, 예매는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 공연 정보
공연명 : 량성희 소해금 평화콘서트 ‘잇고, 있고’
부제 : 접경지역에서 평화지역으로
일시 : 2026. 10. 13.(화) 19:30
장소 :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출연 : 량성희(소해금), 이유정(피아노), 이철주(해설)
관람연령 : 12세 이상 (2014년 포함 이전 출생자)
주최 : (재)경기아트센터
주관 : (주)하나아트컴퍼니
후원 : 경기도
<량성희 소해금 독주회> 출연자 프로필
1) 량성희 : 소해금
• 오카야마 출생(1988년생)의 재일조선인, 동경 거주,
• 고향은 제주(제주4.3사건 희생자 유가족)
• 오카야마조선초급학교 진학 후 이꾸노조선초급학교 졸업
• 히가시오사카조선중급학교와 오사카조선고급학교(민족기악부 소조) 졸업
• 평양통신제도 교육과정을 통해 김원균명칭평양음악대학 졸업
• 북한의 유일한 국립해외예술단인 <금강산가극단> 민족관현악단 악장 역임 (동 기간에 소해금 1인자인 “신률”에게 사사)
• 2013년부터 평양대극장에서의 광명성절 경축 공연, 4월의 봄 국제친선예술축전 등 공연 출연 (피바다가극단 관현악단 협연 등)
• 2017년 2.16예술상 수상 기념 동경 귀환 공연 개최
• 도쿄시티필하모닉관현악단과 협연 등
• 2003년 재일본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민족기악 독주 《모란봉》 금상
• 2004년 재일본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민족기악 중주 《종다리》 금상
• 2006년 재일본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민족기악 독주 《내 사랑하는 꽃》 금상
• 2016년 제22차 예술가 국가 경연대회인 <2.16예술상> 민족현악기 부문 최고상
• 2018년 평양 4월의봄 국제친선예술축전 경연, 소해금 독주 《회양닐리리》로 은상
• 2024년 12월 21일 디지털 앨범 <4현의 사랑> (평양 녹음) 출시
• 2025년 08월 13일 디지털 앨범 <꽃이 피다> (서울 녹음) 출시
• 2025년 11월 25일, 26일 토마토클래식TV 초청, 소해금 독주회 <꽃이 피다> 개최
• 2026년 04월 03일 제주4.3추념식(행정안전부 주최) 초청 연주
• 2026년 09월 13일 세계 에큐메니컬 평화대회 특별 연주
• 2026년 10월 24일 늦봄 통일의집 정원음악회 초청 연주
• 2026년 12월 19일과 26일 포르테피아노의 가와구치 나루히코(2018년 시대악기 쇼팽 콩쿨 1위 없는 2위 수상) 공연에서 초청 듀오 연주
2) 이유정 : 피아노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술고등학교 시절 춘추피아노음악콩쿠르 1등, 월간음악콩쿠르 1등을 수상하며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여온 그녀는 재학 중 러시아로 유학해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한 후 연주학 박사(Aspirant) 취득.
Boston Keiter Hall, Tashkent State Conservatory Grand Hall, Sofia National Academy of Music Grand Hall에서 독주회를 가지고, Azerbaizan 국립 방송교향악단 초청공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로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는 등, 국내 외의 유수의 콘서트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에 정통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놓치지 않는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연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남대, 서울신학대, 국립충주대, 한국교원대, 선화예고, 계원예고 강사를 역임.
3) 이철주 : 해설
• 문화기획자 겸 남북예술교류 전문가
• 2000년 <평양국제음악회>를 시작으로, 2006년 금강산가극단 내한공연 <비약>,
• 2007년 <조선무용50년 _ 북녘의 명무>, 2013년 철원 DMZ <국제평화음악회> 기획
• 제작, 2017년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 총감독, 2018년 국립국악원 사할린
<남북합동음악회> 기획, 북한 클래식을 공개 실연한 <통일신년음악회_
하나콘서트(2018~20년)>, <2020 제주평화음악회> 등 다수의 통일과 평화를 주제로
한 공연을 기획 및 제작.
• 국내 최초 <열풍> <기쁨의 노래 안고 함께 가리라> 등 조선(북) 음반 10종 출시.
“한반도 문화포럼”(문체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등에서 다수의 발표와 강연.
• <조선(북), 예술로 읽다>, <다르고도 같은 북의 예술 이야기(공저)>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