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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대통령, 문재인 시즌2로 갈 것인가 실용주의로 돌아설 것인가

Preparing the English translation… (한국어 원문 표시 중)
일러스트=News SAI
일러스트=News SAI

정부 부동산 정책의 두 축이 나란히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 하나는 세제개편안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조정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위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른 하나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다. 금융회사별로 연간 대출 증가액의 상한을 정해놓고 은행 창구를 조이는 방식이다.

◆ 행정지도에 의존하는 대출 규제의 한계

총량규제부터 보자. 이 규제는 금융당국의 거시건전성 감독 권한에 기반한 행정지도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법률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명시되지 않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사가 당국의 '관리 방향'에 맞춰 연간 목표를 제출하고, 초과하면 이듬해 검사와 감독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법률로써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고(제37조 제2항),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한다고 선언했다(제119조). 국민의 재산권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제가 명확한 법률적 기준 없이 창구지도로 작동하면서, 국정감사 등에서 "직권남용에 가까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질타가 나온 이유다.

주요 선진국들은 가계부채를 관리할 때 주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따지는 DSR, LTV 같은 법제화된 기준으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한다. 반면 금융회사별 대출 총량을 일률적으로 틀어쥐는 방식은 수급 왜곡을 유발하기 쉽다. 과거 1990년 일본이 버블 붕괴기에 도입했던 대출 총량규제처럼, 과도한 인위적 억제책은 시장에 예기치 못한 충격을 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출 증가율 목표를 내걸고 총량 관리를 강화할 때마다 시장에서는 부작용이 반복됐다. 규제를 강화하다 실수요자의 대출절벽 문제가 불거지면 예외를 두고 다시 완화하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부동산 금융은 누더기가 됐다. 새벽부터 대출 접수를 받거나 분양받은 아파트의 잔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실수요자들의 호소가 이어지는 이유다. 조이고, 부작용이 터지면 예외를 붙이고, 다시 푸는 일이 반복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조차 총량규제가 기준금리 조정 효과를 갉아먹는다고 우려할 정도다.

이 극약처방의 족보를 따져보면 더 씁쓸하다. 구체적인 증가율 목표를 내걸고 총량 관리를 본격 시행한 것은 2021년 문재인 정부였다. 연 5~6%로 묶겠다던 그해 증가율은 7.1%로 목표를 넘겼고, 은행들이 연말 신규 대출을 중단하면서 실수요자 대출절벽을 만들고서야 부랴부랴 전세대출을 예외로 뺐다.

이재명 정부는 그 실패한 처방을 부활시켜 더 독하게 썼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괄 6억원으로 묶은 것을 시작으로 9·7, 10·15 대책을 거치며 집값에 따라 한도를 6억, 4억, 2억원으로 차등화했고, 올해 4월에는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내걸고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조였다. 그리고 넉 달 만에 백기를 들었다. 새벽 6시 접수 10분 만에 마감되는 ‘대출 오픈런’이 일상이 되고, 분양받은 아파트의 잔금을 못 구한 실수요자들의 호소가 대통령 주재 토론회에서 터져 나오자, 지난 13일 총량 목표를 3%로 두 배 늘리는 대책을 내놨다. 조이고, 부작용이 터지면 예외를 붙이고, 다시 푸는 일이 반복되면서 부동산 금융은 누더기가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조차 총량규제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갉아먹는다고 우려했다. 넉 달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정책을 붙들고, 국민더러 인생 계획을 세우라는 것인가.

◆ 정교하지 못한 세제가 만드는 실수요자 피해

세금 역시 정교한 설계가 아쉽다. 조세 정의 차원에서 비거주 1주택자 과세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행 세제는 선량한 실수요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위험이 있다. 지방 발령이나 근무상 형편으로 일시적으로 집을 비운 직장인, 상속 지분 등으로 인해 비거주 1주택자가 된 이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세법상 근무상 형편이나 요양 등 부득이한 사유에 대한 예외 특례가 존재하지만, 입증 절차가 까다롭고 요건이 엄격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또한 주택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한 1주택자가 과도한 양도세 부담을 안게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주거 이동 시 발생하는 양도차익은 통장에 쌓이는 소득이 아니라 다음 집으로 들어가기 위한 주거 이전 자금이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과도한 양도세 부과는 주거 상향 이동을 제약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은 1주택자의 주거 이전을 보장하기 위해 거주 주택에 대해 파격적인 공제 한도를 부여하거나 거주 기간에 비례한 유연한 감면 제도를 운용한다. 실수요 1주택자에 대한 과세는 시장 투기를 막는 선에서 정교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보유·거주 기간만을 기계적으로 따져 벌주는 설계를 개선하고, 실수요자의 주거 갈아타기 물꼬를 터주는 정공법이 필요하다.

◆ 시장과의 소통과 예측 가능한 정책으로 돌아가야

우리는 이 장면을 이미 보았다. 문재인 정부는 ‘투기와의 전쟁’이라는 명분 아래 5년간 스무 차례가 넘는 대책을 쏟아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매물 대신 증여를 늘렸고, 세 부담을 피한 수요는 ‘똘똘한 한 채’로 몰려 강남 집값을 밀어 올렸다. 임대차 2법은 전세 매물 소멸과 전셋값 폭등으로 돌아왔다. 명분과 논리로 설계된 정책이 시장에서 어떻게 복수당하는지 5년 내내 확인하고도, 지금 정부는 총량규제를 부활시키고 세제를 더 조이는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문재인 시즌2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하다.

의도가 아무리 선할지라도 시장의 원리를 무시한 정책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는다. 다주택자 규제가 매물 잠김과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낳았던 과거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명분과 의욕만으로 설계된 정책이 시장에서 어떤 혼란을 가져오는지 이미 여러 차례 확인했다.

예견된 부작용을 강행하는 것은 소신이 아니라 고집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수용해 바꿀 것은 과감히 바꿔야 한다. 대통령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단기 처방을 멈추고, 선진국에서 검증되고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 총량규제를 법률에 근거한 차주 단위 규제로 전환할 로드맵을 내놓고, 1주택 실수요자의 세 부담부터 과감히 덜어내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극약처방을 상시 복용하는 정책 구조 아래서는 정상적인 시장 작동을 기대할 수 없다.

내일(18일) 기자회견이 문재인 시즌2의 서막이 될지, 실용주의 이재명 정부의 시작이 될지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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