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은 품고 추미애엔 날 세운 김민석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관 후보자 지명 논란 끝에 물러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겐 손을 내민 반면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서는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한 용 의원을 두고 “(사퇴하게 됐지만) 용 의원도 역할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진보 연대에 대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용 의원의 장관 후보직 사퇴 과정에서 직접 결단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가 불과 며칠 만에 다시 손을 내민 것이다.
김 대표는 용 의원의 국회의원·국무위원 겸직 논란에 대해서도 “불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관례적으로나 상식적으로 그렇게 하면 하나는 내려놓는다는 것이 보통 상식선”이라고 말했다.
후보직 사퇴는 ‘민심’을 반영한 정치적 결단으로 규정하면서도 용 의원 개인이나 기본소득당과의 정치적 연대에는 오히려 힘을 실은 셈이다.
반면 추 지사를 향한 김 대표의 메시지는 달랐다.
추 지사는 지난 12일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검찰 출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을 문제 삼으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를 공개적으로 직격했다.
그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고 저 발언을 들었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까”라며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 도지사의 발언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추 지사 본인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을 향한 당내 비판 자체에도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인데 노무현 대통령이 안착해야 할 시점에 안팎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탄핵하려 했던 전조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며 “지금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 지사의 발언을 직접 ‘탄핵 전조’라고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방송에서 추 지사의 대통령 비판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당내 비판 세력을 향한 경고의 수위는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와 추 지사 사이의 긴장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지방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단체장들의 예산과 사업, 공약을 전면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같은 집권당이기 때문에 ‘좋게 좋게’가 아니라 ‘잘하게 잘하게’ 확실하게 채찍질하겠다”고 예고했다.
경기도에서는 추 지사가 도 재정을 사실상 ‘부도 상태’라고 규정하고 재정 구조조정에 나선 것을 두고 적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지방정부 점검 대상에 추 지사의 재정 운용과 공약까지 포함될 경우 김 대표가 예고한 ‘채찍질’이 경기도를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사흘 만에 김 대표의 ‘채찍질’은 지방정부의 정책과 공약 점검을 넘어 추 지사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장관 후보자 사퇴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은 당 밖의 용 의원에게는 “역할이 있다”며 다시 손을 내민 반면, 같은 당 중진이자 유력 광역단체장인 추 지사에게는 잇따라 공개적으로 날을 세우면서 두 사람을 대하는 김 대표의 온도 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용 의원에게는 후보직 사퇴로 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다시 연대의 문을 열어준 반면, 추 지사에게는 지방정부 운영에 이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까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며 “김 대표가 당 밖의 연대는 넓히면서 내부에서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대오를 다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시언 취재편집부문 대표 yourside@suwonilb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