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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언제 하나요?”…시민이 만든 동탄호수공원의 가을밤

Preparing the English translation… (한국어 원문 표시 중)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 성료40대 아빠의 DJ부터 중2 학생의 ‘붉은 노을’까지세대와 장르 넘나든 음악으로 호응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 모습. 5BROS_ENT 제공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 모습. 5BROS_ENT 제공

“다음에는 언제 하나요?”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이 끝난 뒤 주최 측이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유명 초청가수도, 대형 무대도 없었다. 대신 시민들이 직접 고른 음악과 즉석에서 펼쳐진 노래와 춤, 그리고 가을 호수의 풍경이 무대를 채웠다.

지역 문화기획단체 5BROS_ENT가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 주차타워 버스킹존에서 개최한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이 시민들의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호수 앞, 우리끼리 만드는 오픈형 뮤직피크닉’을 콘셉트로, 정해진 공연을 일방적으로 관람하는 기존 축제 형식에서 벗어나 시민의 신청곡과 현장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밀착형 문화행사로 마련됐다.

◇ 40대 아빠의 락발라드부터 중2 학생이 고른 ‘붉은 노을’까지

이날 행사의 재미는 미리 짜인 공연 순서보다 ‘누가 어떤 음악을 들고 나올지 모른다’는 데서 시작됐다.

동탄에 거주하는 한 40대 시민은 주변의 권유에 떠밀리듯 DJing을 준비했다.

그가 준비한 주제는 이른바 ‘노래방 마려운 락발라드 10선’.

한 시대를 함께 보낸 사람이라면 전주만 들어도 따라 부르고 싶어지는 락발라드가 이어지자 현장의 호응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특히 DJ BOX에는 그의 아들까지 함께 올라왔다. 아버지가 선곡한 음악에 맞춰 부자가 즉석에서 함께 노래하는 예상치 못한 장면이 연출되면서 시민들의 박수와 웃음이 이어졌다.

또 다른 DJ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었다.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직접 골라 준비한 가운데, 마지막 곡이 흘러나오는 순간 마침 동탄호수공원의 하늘도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선곡은 빅뱅의 ‘붉은 노을’.

호수 위로 내려앉는 실제 노을과 음악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이날 행사를 상징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가 만들어졌다.

세대가 다른 시민들이 한 공간에서 각자의 음악을 소개하고, 다른 세대의 선곡을 함께 즐기는 모습은 이번 행사가 추구했던 취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 모습. 5BROS_ENT 제공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 모습. 5BROS_ENT 제공

◇ 8090에서 최신 K-POP까지…삼촌DJ가 만든 댄스타임

분위기가 무르익자 현장은 본격적인 야외 댄스 공간으로 변했다.

그동안 ‘Multi Dance Busking’을 통해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과 호흡해온 실버삼촌(uncle_silver) DJ BOX를 맡으면서 8090 음악부터 최신 K-POP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댄스 리믹스가 이어졌다.

단순히 인기곡을 차례로 재생하는 방식이 아니라 곡과 곡을 연결하고 현장 반응에 따라 음악의 흐름을 바꾸는 DJing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청소년, 중장년층까지 각자 익숙한 노래가 등장할 때마다 반응했고, 어느 순간 객석과 무대의 경계도 희미해졌다.

춤을 잘 추는 사람만 앞으로 나오는 행사가 아니었다.

음악이 좋으면 자리에서 몸을 흔들고,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고, 다른 사람의 춤을 보며 박수를 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춤추다가, 노래하다가…즉석 신청이 공연으로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들도 이어졌다.

준비된 프로그램뿐 아니라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들어온 신청이 실제 공연으로 연결되면서 시민들의 춤과 노래가 자연스럽게 무대의 일부가 됐다.

누군가의 신청으로 음악이 나오고, 그 음악에 반응한 누군가가 춤을 추고, 현장의 분위기에 용기를 얻은 시민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식이었다.

‘공연하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을 명확하게 나누기보다 그 순간 그곳에 있는 누구라도 행사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구조였다.

신나는 음악만 이어진 것도 아니었다.

가을 풍경과 호수에 어울리는 서정적인 음악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잔잔한 음악이 흐를 때면 시민들은 호수를 바라보거나 가족,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즐겼다.

춤추고 노래하는 순간과 가을 호수를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 시간이 한 행사 안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했다.

“이런 거 자주 해주세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음악을 듣거나 주변에서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도 있었고 산책을 하다 음악에 이끌려 잠시 머무르는 시민도 있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날 무렵 나온 반응은 비슷했다.

“다음에는 언제 하나요?”

“이런 행사 주기적으로 해주세요.”

“다음에도 또 했으면 좋겠어요.”

주최 측이 애초 기획했던 ‘시민이 직접 완성하는 오픈형 뮤직피크닉’이 현장에서 실제 시민들의 참여로 구현된 셈이다.

5BROS_ENT 이영주 대표는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가을 호수를 바라보면서 우리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함께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행사였다”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어린 학생부터 부모 세대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고 나와 서로의 음악을 함께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준비해 놓은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신청하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들을 계속 만들어줬다”며 “행사가 끝나고 ‘언제 또 하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 모습. 5BROS_ENT 제공
지난 19일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우리동네 훼스티벌 IN 동탄호수공원’ 모습. 5BROS_ENT 제공

◇ 기업·교육기관·지역단체가 함께 만든 작은 문화실험

이번 행사는 대규모 예산이나 유명 출연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구성원들이 각자가 가진 장비와 인력, 경험과 네트워크를 나누는 민간 협력 방식으로 진행됐다.

5BROS_ENT를 중심으로 삼정고속관광, 조이댄스뮤직아카데미, 국제사이버대학교, 백인회, 화성시전세버스대표자협의회, 청소년마약퇴치운동본부, 경기도관광협회, 그라운디 동탄점 등이 후원과 협력으로 힘을 보탰다.

문화기획과 공연뿐 아니라 교육, 관광, 교통, 지역 봉사와 청소년 활동 등 서로 다른 영역의 기업과 기관·단체가 하나의 지역 문화행사를 위해 힘을 모았다는 점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5BROS_ENT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확인한 시민들의 반응과 현장 운영 경험을 정리하고, ‘우리동네 훼스티발’을 지속 가능한 지역 문화 콘텐츠로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유명 가수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니었다.

동탄에 사는 40대 아빠가 DJ가 되고, 아들이 아빠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른 음악은 때마침 호수 위로 번지는 붉은 노을과 만났다. 8090 음악에 어른들이 반응하면 잠시 뒤 최신 K-POP에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예정에 없던 시민들의 춤과 노래가 새로운 공연이 됐다.

그렇게 서로 다른 세대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음악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탄호수공원의 가을밤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난 뒤 시민들이 다시 물었다.

“다음에는 언제 하나요?”

어쩌면 그 한마디가 ‘우리동네 훼스티발’의 첫 번째 실험이 남긴 가장 분명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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