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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3억원 확보"에도 '발암물질' 정화 안 한 수원시…오염된 땅은 왜 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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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신속 정화"…부지 16억여원에 매입계약서에 ‘市 책임·비용으로 정화’ 적시정화비 24억여원…정부도 정화조치 요청
환경부가 수원시에 정화조치 이행을 요청하는 공문 (환경부 제공)

수원시가 오염 확산을 막겠다며 43억원 규모의 부지 매입·정화계획을 세우고 해당 부지를 사들였지만, 이후 실제 정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8년 10월 오염원으로 지목된 토지와 건물을 16억여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시가 당시 밝힌 매입 이유는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한 신속한 정화였다.

시는 같은 해 3월 시의회에 제출한 ‘토양오염부지 매입 및 정화공사안’에서 과거 석유판매소 운영으로 해당 부지의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됐다고 설명했다. 오염된 지하수가 이동하면서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인근 사유지까지 토양오염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화책임자에 의한 조속한 정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지를 협의매수해 오염토양을 우선 정화한 뒤 정화비용은 정화책임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계획상 총사업비는 토지·건물 매입비 18억 2000만 원과 정화공사비 24억 8000만 원 등 43억원 규모였다.

당시 도매시장에서는 기존 부지를 활용하는 시설현대화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다. 이재준 당시 제2부시장(현 수원시장)은 인터뷰 등을 통해 재정 사정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곡반정동 이전계획을 변경했으며, 시설현대화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국비 340억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는 오염부지 매입 전에도 토지주와 과거 석유판매시설 운영자 등을 상대로 정화명령과 고발을 진행했다. 매입 외에도 정화를 추진하는 절차가 있었지만, 정화책임을 둘러싼 소송 등으로 정화가 지연되자 직접 부지를 사들여 먼저 정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방침은 실제 매매계약에도 반영됐다.

계약서 제6조는 “매수인 수원시는 자신의 책임과 비용으로 본건 정화조치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계약에서 정한 정화조치는 해당 토지의 토양오염물질 제거와 정화였다.

비용 회수는 별도 조건으로 정했다. 관련 사건의 확정판결 내용상 매도인의 정화책임이 인정되면 수원시가 정화를 마친 뒤 토지 매매가격을 한도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토지대금이 입금되는 계좌의 예금반환·이자지급 청구권에 수원시를 권리자로 하는 질권을 설정하기로 약정했다.

시가 먼저 정화하고, 매도인의 책임이 인정되면 이후 비용을 청구하는 구조였다.

매입 이후 시는 건물을 철거했다. 2019년 10월 시의회 업무보고에서는 정화책임 관련 소송으로 정화가 지연된 부지를 매입해 정화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함으로써 오염 확산을 예방하고 주민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재차 설명했다. 당시 시는 정화사업비 26억 200만 원을 확보하고 정밀조사가 끝나면 정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정화에 대한 시의 방침은 인근 주유소 측에 보낸 공문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시는 2019년 9월 ‘토양 오염부지 정화 관련 답변’에서 “주유소 부지의 지하수 오염평가 결과에 한하여 오염이 확인될 경우 수원시가 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문은 시가 매입한 부지와 인근 주유소, 농수산물도매시장 등 3개 부지의 동시 정화도 제시했다.

정화 완료 이후의 조치도 담겼다. 시는 3개 부지의 토양·지하수 정화완료 검증을 협의해 수행하고, 정화 이후 원인 부지의 유류오염물질로 재오염이 확인될 경우에도 시가 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시가 제시한 정화계획에는 매입 부지의 오염토양뿐 아니라 인접 부지의 지하수와 재오염 처리까지 포함돼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정화가 실행되지 않았고, 정부도 나섰다.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0년 2월 수원시장에게 보낸 ‘민원제기 사업장에 대한 적정 조치 요청’ 공문에서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과 관련해 토양환경보전법과 지하수법에 따른 토양·지하수 오염 정밀조사와 정화조치 등이 적정하게 이행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은 지하수법에 따른 정화 등 조치명령 권한을 위임받은 기관이다. 지하수법상 정화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정화 조치명령 등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시설현대화사업 과정에서 일부 토양에 대한 정화는 진행됐지만, 전체 토양 및 지하수에 대한 정화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소송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정화 조치를 할 수 없었다”며 “행정은 민간과 달리 예산을 확보하고 실제 조치를 하기까지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시언 취재편집부문 대표 yourside@suwon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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