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 명절을 맞지만 취임 직후부터 국정 전면에 놓였던 사법리스크와 검찰·사법개혁, 한미 통상 등은 현재까지 주요 현안으로 남아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 현안은 취임 당시와 비교해 구체적인 쟁점은 달라졌지만 관련 입법과 재판, 한미 간 협의 등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는 취임 이후 진행 중이던 재판이 모두 멈췄지만 조작기소 특검과 공소취소 문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을 비롯해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및 성남FC 사건,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 5개 형사재판을 받고 있었다.
취임 이후 법원은 공판기일을 잇달아 추후 지정했고, 지난해 7월22일 대북송금 사건까지 연기되면서 이 대통령의 5개 형사재판 절차가 모두 중단됐다. 대북송금 사건 재판부는 대통령의 헌법상 직무와 국정 운영의 계속성을 이유로 들었다.
이후 정치권의 쟁점은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으로 옮겨갔다. 특히 특검이 기존 기소 사건을 이송받아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두고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이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조작기소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필요성은 강조하면서도 국회에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 및 처분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사법개혁도 취임 직후 시작된 제도 개편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 취임 일주일 뒤인 지난해 6월 11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법안을 발의했다.
이후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이 법제화됐고 다음 달 2일 새 형사사법체계가 출범한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대해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중수청 조직운영법 개정 공포안을 비롯해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후속 법률 51건을 의결했다.
사법부를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청와대가 요구한 대법관 후보 재제청에 대해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이에 대통령의 헌법상 대법관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인식이라며 반박했다.
한미 통상 문제 역시 취임 직후 시작된 관세협상에서 대미투자 실행 문제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25%로 예고됐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자동차·부품 관세도 15%로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이 과정에서 1500억달러 규모 조선협력 투자를 포함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양국은 이후 지난해 10월 투자 구조와 수익배분 등 세부 내용에 합의했고 11월에는 2000억달러 전략투자와 1500억달러 조선협력투자의 운용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합의 이행 과정에서 실제 투자 대상과 조건을 둘러싼 협의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9일 대미투자와 관련해 "현재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전략투자 규모는 MOU에 따라 20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대미투자 문제에 대해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다"며 재협의 사실을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협의 과정에서 수익 배분과 손실 발생 사업의 처리 문제 등이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당시 이 대통령의 형사재판과 검찰개혁, 미국의 관세 압박에서 출발했던 세 현안이 각각 조작기소 특검과 공소취소, 새 형사사법체계 시행과 사법부 갈등, 대미투자 사업 협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초부터 이어진 현안들이 시간이 지나며 해소됐다기보다는 쟁점의 형태를 바꾼 채 현재까지 국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정치적 타협점을 찾거나 흐름에 맡기고, 정권의 실질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 정권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